by pang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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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PS Story 2

내가 퀘이크3에 한창 빠지게 되었을 때는
퀘이크3 클론엔진을 개발하다가
머리아프면 퀘이크3로 게임하고
다시 쉬고나서 코딩을 하고 그랬었다.
내가 잘 아는 게임이니까
개발하면서 더 쉬웠던것 같다.

나는 그때 한창 빠져서
실력이 좀 생기자
클랜에도 가입했는데
클랜의 세계로 가보니 정말 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mirc에는 각 클랜의 방이 있었고
심심할때면 다른 클랜원과 게임도 하고
클랜끼리 팀플이나 CTF를 하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다.

퀘이크3는 정말 하나의 스포츠라고 생각했다.

한정된 공간에서 적과 내가 똑같은 종류의 총만 가지고(똑같은 조건으로) 시작한다.
맵 곳곳에는 쉴드, 총알, 헬쓰가 있었는데
서로 이 아이템을을 얼마나 잘 먹느냐와 얼마나 잘쏘냐가 게임의 승패를 갈랐다.
각 아이템들은 스폰시간이 달랐는데
고수들은 스폰시간을 머리속으로 계산하며 스폰되는 위치에 미리 가있거나
아이템을 먹으로 오는 적을 미리 기다리고 있기도 했다.
퀘이크3는 유저의 운동신경(반사신경, 3D공간지각력, 손목스냅)이 아주 큰 영향을 끼쳤는데
고수들은 경기를 위해 아주 고급 마우스를 사서 플레이를 하곤 했었다.
그리고 속도가 빠른 게임이라 아주 멋진 장면들이 많이 연출이 되었고
로켓점프나 예측샷, 소리로 적의 위치를 판단한다던가 하는 고급 플레이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게 된다.

그리고 고수들의 경기데모를 돌려보면서 탄성을 지르며 감탄하기도 하고
스포츠를 관람하는 것과 다름없는 재미를 똑같이 느꼈다고 생각한다.

고수들은 엔진에 대해 관심도 많아서
config파일을 통해 엔진을 튜닝한다던가 하는 경우가 많았다.
고수들은 콘픽을 튜닝해서 정말 게임을 무겁게 하는 그래픽 옵션을 다 끄고
오로지 속도빠르고 적이 잘보이도록 하고 게임을 했다.
옵션을 다 끄니가 적은 파란색 로우폴리곤덩어리였고
맵은 디폴트텍스쳐로 일관된 그런 맵에서 재밌다고 뛰어다니며 게임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때 나도 똑같이 따라하는 나를 보면서 의아하게 생각했다.
게임개발자 입장으로는 멋진 그래픽을 추구할려고 노력하지만
정작 매니아들에겐 그 게임의 게임성이 재미있으면 멋진 그래픽 같은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얼마전에 아프리카로 서든경기 방송을 본 적이 있다.
놀랬던게
그 경기에서도 그 유저가 그래픽 옵션을 다 끄고
디폴트텍스쳐로만 된 맵에서 게임을 하고 있지 않은가
예전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바로 이게 게임성의 본질이구나 싶었다.

아쉽다.
내가 25살때 서든같은 게임을 만들었더라면.
포기하지 않고 만들었더라면 내가 지금 서든의 자리에 있을 수도 있었을 텐데.
난 그 FPS의 본질의 게임성을 알았기에
그런 게임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했지만
그 당시에는 FPS는 일부 매니아만 즐기는 게임이라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할거라는 분위기가 팽배해있었던 터라
사실 나도 이렇게 FPS가 대중적이 될지 몰랐던것을 시인한다.
여중생이, 여고생이 총을들고 서든에 이렇게 열광적일 줄이야.
여자라면 FPS를 안좋아하고 적응하지 못할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렇게만 생각하기에
세상이 너무 변했고 다양한 사람이 많았다.

난 이렇게 생각한다.

사람이 사람을 정말로 사랑하면
비싼 선물보단 따뜻한 말한마디에 담긴 진심에 감동받는 것처럼
유저가 게임을 정말로 사랑하면
아무리 좋은 그래픽보단 그 본질적인 게임성에 감동받는 거라고.

by pangde | 2008/06/08 16:54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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