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게임을 만들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핵심 재미'가 아닐까 한다.
"우리 게임의 핵심 재미가 뭡니까?"
"그 게임의 핵심 재미가 뭐죠?"
게임을 만들면서도 나는 항상 '핵심 재미'란 몰까 생각해왔던 것 같다.
게임이 성공 할려면 핵심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핵심 재미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무슨 재미를 핵심 재미라고 하는 걸까?
게임을 만드는 것은 아기를 낳는 것과 많이 비슷한 것 같다.
우리도 흔히들 게임을 출시하는 것을 출산에 고통에 비유하지 않는가.
"그 게임 언제 나와요?" 와 "그 아기 언제 나와요?" 는
우리가 무엇인가를 만들고 세상에 내 보낸다라는 의미에서 상당히 비슷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새 생명의 탄생...아기를 만들 때 우리는 많은 노력을 한다.
좋은 합궁 날짜 부터 태교에 신경을 쓰고
임신 기간엔 잘 먹고 잘 자고 스트레스 안받고
그야 말로 좋은 아기를 얻기 위해 지극 정성을 바친다.
왜? 아기는 태어나면 고칠 수 없으니까.
게임도 마찬가지다.
나는 알파 버전까지가 아기가 뱃 속에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알파 버전까지는 요리 바꿔보고 저리 바꿔보고
그야말로 핵심 재미를 찾기 위한 지극 정성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아기가 뱃 속에서 나와 세상에 나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성별이 어떻든, 타고난 성격이 어떻든 아기를 잘 키우는데만 집중해야한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알파버전까지 훌륭하게 통과했다면 그 때부터 좋은 게임이 되기 위해 집중해야한다.
많은 게임 개발자들이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는
알파 버전에 대한 정의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래픽이 덜 완성되고 폴리곤이 단순한 캐릭터가 맵을 뛰어다니면
'이 상태로는 게임의 재미를 찾기 어렵겠어. 좀 더 완성해보고 판단하자'
그러고서는 아주 완성된 그래픽과 사운드를 갖추고 서야
'이 쯤 되면 판단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완성도가 있게 될때까지 돈과 시간이 너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위 말해 그래픽이 후졌을 때 재미 없는 게임은 그래픽이 화려해도 재미가 없다.
그런데 많은 게임개발자들은 알파버전에 재미없을지라도
'우리 게임은 그래픽 좀 더 완성시키고 사운드 좀 더 집어넣으면 재밌어 질거야' 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난 의구심이 든다.
예전에도 블로그에서 말한 바 있지만 내가 예전에 퀘이크3에 한참 빠져있을 때
클랜에 가입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는 다 고수들이라 콘픽을 tweaking 하는 것을 즐겼는데
우리 클랜에서 가장 고수인 친구에게서 전수 받은 콘픽은 그야 말로 기가 찼다.
온갖 화려한 이펙트나 쉐이더를 다 뺀 맵은 허연 텍스쳐만 나왔고,
아이템은 2D 아이콘으로 간단하게, 상대방 캐릭터는 눈에 잘 뛰게 파란 메쉬덩어리 였던 것이었다.
나는 그 콘픽으로 게임을 하는데 그야말로 실력이 일취월장했고
오히려 게임이 더 재밌어지는 것을 경험했다.
난 그때 알았다. '게임의 재미는 그래픽하고 아무 상관이 없구나'
그럼 퀘이크처럼 콘픽으로 그래픽을 로우레벨로 낮출 수 없는 게임을 예로 상상해보자.
우리가 재밌게 했던 카트라이더가 허연 텍스처로 된 맵에서 그냥 파란, 빨간 캐릭터였다고 상상해도 카트라이더가 재미없었을까?
내가 즐겨했던 피파온라인이나 와우를 예를들어 상상해봐도
집에서 후진 컴퓨터로 게임했을때나 PC방에서 빵빵한 컴퓨터로 게임했을때나
좀 더 화려한 이펙트나 해상도가 커진 다 뿐이지
게임이 더 재밌어지는 것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다.
고로, 게임의 핵심 재미는 타고 나야 하는 게 아닐까?
알파 버전이라면 게임의 핵심 재미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이고,
그때 핵심 재미를 못찾았다면 프로덕션을 하고 베타버전을 만들어도 게임의 핵심 재미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고 본다.
알파 버전이후에는 게임을 뜯어고치기가 힘이 든다.
마치 본 바탕이 못생긴 사람이 성형수술하는데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것처럼.
그래서 알파 버전까지 핵심 재미를 확고히 찾고, 그것을 증명하는데 온갖 시간을 보내야 한다.
그때 까지 못찾으면 과감히 게임을 버리는 게 낫다고 본다.
과감히 버리지 못해 게임을 계속 개발하다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한 경우를 우리는 너무 많이 보아왔다.
사실 기획단계에서부터 핵심 재미가 시뮬레이션 되지 않는다면
프로젝트를 시작하지 않는게 더 낫다.
게임은 아기처럼
그저그런 각오로 쉽게 키울 수 있는게 아니니까.
at 2009/07/25 18:31



덧글
최종욱 2009/07/25 18:33 # 답글
으아악... 도통 그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ㅠㅠ